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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시즌 - 한국의 노벨 과학상은 언제쯤?

매년 10월 둘째 주면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한국은 노벨 과학상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이 응용과학 위주로 투자하고 발전했던 우리의 과거가 현재 우리 노벨상의 성적표라고 보면 됩니다. 매년 10월이 되면 왜 우리나라는 노벨 과학상이 없냐고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고는 하는데.. 그러다 보니 과학계 내부에서도 자괴감도 들고.. 누가 빨리 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기는 하는데.. 과연 한국인 과학자가 받을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합니다. 수십조의 국가 R&D 예산을 집행하는 공무원들도 안달 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핀 위의 탄소 결함 현미경 사진

어떻게 보면 세계화가 이렇게 잘 이루어진 오늘날 꼭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나올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오면 좋겠지만 안나온다고 해서 우리나라 과학수준이 크게 떨어진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정부에서도 2010년대부터 기초과학연구원을 만들어 기초과학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는 문화도 만들고 있어서 조만간은 아니더라도 긴 안목을 놓고 볼 때 한국인 출신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올 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리, 화학, 생물학, 의학 등에 주어지는 노벨상은 인류 과학지식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온 원천적인 혹은 오리지널 (original)한 연구에 수여하곤 했습니다. 오리지널한 연구라 함은 어떤 발견을 통해 새로운 학문 분야가 만들어진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를 매년 각 분야에서 찾아야 하다 보니 최근에는 응용 분야에도 노벨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디지털 카메라 기술이나 LED 기술에 노벨상이 주어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류 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줬다는 측면에서 큰 가치가 있겠지만 새로운 학문분야를 열 정도의 심오한 원리가 있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응용연구를 잘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조만간 노벨상의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에 가장 근접했던 분은 현재 하버드에 계신 그래핀 연구의 선구자 김필립 교수이십니다. 그래핀 분야에서 아쉽게 두명만 수여하는 바람에 받지 못하셨지만, 세명을 수여했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밖에 카이스트 유룡 교수, 성균관대 박남규, 서울대 현택환 교수 등이 최근 유력하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올해 노벨상은 어느 분야에서 나올까요? 양자점 발견이 아직 노벨상을 받지 못했으니 이번이 기회 아닌가 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아직 탄소나노튜브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요즘 뜨는 페로브스카이트랑 합쳐서.. 아마 노벨 화학상이 이쪽으로 주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벨 물리학상은 기초와 응용을 왔다갔다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우주론으로 갔으니 이번에는 응용 쪽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응용에 받을 기술이 뭐가 있을까나.. 마이크로 레이저가 받았으면 하는 소망도 살짝 있습니다.

노벨상이 어느 쪽으로 나오든 과학자 개인의 연구와는 큰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추구하고 있는 연구만 열심히 파면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뭐 올림픽 경기도 아니고.. 과학계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연구는 없다"는 말도 있으니.. 노벨상 (시즌)에 흔들리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열심히 합시다!